[리뷰] <2022 대한민국 실내악 작곡제전 II >- 조민우 기자 > 작협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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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22 대한민국 실내악 작곡제전 II >- 조민우 기자 2022-06-07 283

2022519() 7:30pm,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에서 <2022 대한민국 실내악 작곡제전 II>가 열렸다. 지난 3, ‘2022 대한민국 실내악 작곡제전 I’에 이어, 올해 총 다섯 개가 예정된 실내악 작곡제전중 두 번째로 열린 연주회이다.

실내악 작곡제전은 작품을 선보이는 연주회와 작품에 대한 해설을 해주는 세미나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번 실내악 작곡제전에 대한 세미나는 다음의 링크를 통해 접속하거나 )한국작곡가협회유튜브 채널 ‘Voice of Kocoas’에서 감상할 수 있다.

세미나 링크

1) 2022 대한민국 실내악 작곡제전 II - 작곡제전 세미나 (연사: 장유라)

- https://youtu.be/R_VAvf0NNiM

2) 2022 대한민국 실내악 작곡제전 II - 작곡제전 세미나 (연사: 류창순)

- https://youtu.be/VtEcHpl4ufs

 

 

이신혜 (창악회) <플루트, 첼로, 피아노를 위한 Alloy>

 

- 이 작품은 금속에 다른 금속 또는 원소를 합쳐서 만들어지는 “Alloy(합금)”의 제조 과정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신혜 작곡가는 플루트로 금속을, 첼로로는 금속에 합쳐지는 다른 원소, 그리고 피아노로 만들어진 합금을 표현하려 했다고 하는데, 이는 청량한 새소리 같으면서도 차가운 금속 느낌의 플루트로 금속을 표현한 점이나, 중저음역에서 마찰하는 첼로 현의 소리, 날카로운 타건과 신경질적인 화성으로 원소와 원소끼리 부딪히면서 합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듯한 피아노의 연주에서 그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김희정 (작곡가일번지) <피아노 솔로를 위한 아리랑, 아리랑>

 

- 이 곡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민요인 아리랑”, 그 중 가장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경기 아리랑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곡으로, ‘경기 아리랑의 선율을 시작으로 점차 변형 및 발전하면서 진행된다. 피아노의 강력하고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폭풍과도 같은 연주는 한민족의 얼과 한이 담겼다고 하는 아리랑을, 그 중에서도 한민족의 한을 극대화하려는 듯하였다.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뒤 다시 경기 아리랑의 선율이 반복되는데, 이는 폭풍과 같은 시련을 겪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한민족의 강인한 모습을 표현한 듯 하였다.

 

 

류창순 (ACL Korea) <플루트와 클라리넷의 이중주 여기>

 

- 류창순 작곡가의 <여기>2008년 본인이 작곡한 <저쪽(Over There)>에서부터 십 수년이 지난 현재까지의 삶의 궤적에 대해 작곡한 곡이라 한다. 플루트와 클라리넷이 서로가 서로를 보완해주는 듯한 선율과 갑작스러운 악센트 혹은 매우 센 셈여림과 같은 극적인 표현이 작품에 없었다는 점에서,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주고 도와주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힘들고 울적한 마음이 들어도 털어버리고 다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류창순 작곡가의 생애를 본 듯 하였다.

 

 

김광희 (동서악회) <통영 오광대 중에서 다섯 광대의 애가(哀歌)>

I. 문둥이의 노래 / II. 말뚝이의 노래 / III. 영노사의 노래 / IV. 할미의 노래 / V. 포수의 노래

- <다섯 광대의 애가(哀歌)>2112월에 열린 동서악회의 우리가락 프로젝트 탈들이 날아와 소리가 되다에서 이미 한번 접해보았던 곡으로, 통영에 전해 내려오던 탈놀이를 판소리풍으로 작곡했다는 점이 인상깊었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의 전통악기인 해금, 25현 가야금 아쟁, 한국 타악기 그리고 창()으로 이루어져 있어 우리나라의 전통 무용인 탈놀이의 느낌을 잘 살려주었다. 특히 가슴 속의 응어리와 한을 멀리 뱉어내는 듯한 창()의 노랫소리는 양반들에게 받은 그들의 설움과 한 많은 심정을 표현’(프로그램 노트 )하려던 김광희 작곡가의 의도를 잘 담아낸 듯 했다.

 

 

이은주 (뮤직노마드) <호른 독주를 위한 정제된 시간>

 

- 이 작품은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혼돈의 시기를 극복하기를 갈망하는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플라터 텅잉이나 글리산도 등 호른의 표현 기법들을 다양하게 사용하여 코로나로 인한 혼돈의 시기를 표현하였고, 곡의 짧은 프레이즈와 프레이즈 간 공백에 들어가는 날숨은 코로나로 인해 단절된 일상을 살아가는 것에 지친 우리들의 한숨을 대변하는 듯 하였다. 이 곡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며 각 부분의 시작음을 완전5도 음정 관계의 G D A음을 사용하고 부분을 넘어갈 때마다 지속음을 사용한다. 이는 편안한 음색의 완전5도와 단순한 지속음을 통해 혼돈을 벗어나길 원하는 마음을 표현하려던 이은주 작곡가의 의도가 엿보인다.

 

 

임경신 (델로스) <현악4중주를 위한 호접지몽: 나비의 꿈>

 

- 호접지몽은 서적 장자 내편 중 두 번째 장인 제물론(齊物論)”에서 나온 고사성어이다. ‘장주(장자의 이름)가 나비 꿈을 꾸는 것인가, 나비가 장주 꿈을 꾸는 것인가?(不知周之夢蝴蝶與蝴蝶之夢周與)’라는 말에서 어느 한 관점을 갖고 고착될 나()는 존재하지 않으며, 만물에는 구분이 없다, 라는 물아일체 사상을 나타내고 있다.

 

임경신 작곡가는 이 곡을 통해 호접지몽의 중심 사상인 물아일체를 음악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같은 선율을 다른 악기에서 다시 한번 더 반복해서 연주하거나, 선율에 대한 대위법적 선율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표현 기법을 사용하여 만물의 구분이 없는 물아일체 사상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였다. 이외에도 모든 악기가 똑같은 선율을 반복해서 연주하지만 반복할 때마다 셈여림이 작아지는 부분이나, 불협화 음정 관계의 음을 사용하여 신비로운 음색을 만들어내는 등 마치 꿈() 속 세상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었다.

 

 

윤해중 (원로작곡가) <Poem for Flute, Marimba and Contrabass>

 

- “Poem”은 한 편의 시를 의미하는 단어로, 이 곡에서 윤해중 작곡가는 시각적인 예술의 시를 플루트와 마림바, 콘트라베이스를 이용하여 청각적인 예술로 바꾸었다. 곡의 대부분을 이루며 공간에 소리를 채워주는 플루트의 선율을 중심으로, 곡 중간중간 마림바와 콘트라베이스를 등장시켜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곡에 색채감을 더해주었다. 통통 튀며 박자를 채워주는 마림바가 등장하면 전체적으로 곡이 밝아지고 활발해져 평화로운 일상의 모습이 펼쳐진 듯하며, 계속 최저음역에서 반복음형을 이용하여 연주되는 콘트라베이스는 음산한 기운을 만들어주어 고독감이나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

 


()한국작곡가협회 제 8기 기자단

조민우

https://blog.naver.com/cmw0120/22276054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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