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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불가리아초청, 한국작곡가의 다섯작품 초연 2021-10-26 414

불가리아의 대표적 국제음악제인 „소피아뮤직위크“와 불가리아 흑해 연안 물류 도시, 부르가스(BURGAS)에서 한국 동시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음악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음악회에서는 한국작곡가협회와 협력으로 우리 작곡가 이건용, 이수정, 박성원, 박정양, 신혁진의 작품 다섯 곡이 모두 초연으로 연주되었습니다.


소피아뮤직위크는 금년도5.22일 ~7.1일간50개 이상의 콘서트와 약 20여개의 부대 행사를 개최했는데, 특히 액센트 콘서트로 이번 한국 동시대 작곡가를 소개하는 한국현대음악콘서트를 지정하였습니다. 이 음악회를 알리는 사전 언론 보도를 보면, 불가리아국립TV등 TV방송이 3회, 불가리아 라디오방송 등 라디오 송출이 5회, 여타 언론 보도가 12건 이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행사 당일에는 표 발급 가능한 좌석 110석(수용인원의 50%) 가운데 102석이 판매된 가운데 VIP초청 인사가 약 20명 정도 참석하여, 전체적으로 120~130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소피아뮤직위크 공식 홍보사이트에 의하면 2021.7.3일자 기준 349명이 연주회 스트리밍을 온라인으로 감상하였습니다.) 연주회 당일 Borislava Taneva문화차관이 직접 참석을 하였고 문화부, 소피아시청, 불가리아작곡가협회, 재불가리아한인회로부터 공식 축전을 전달받았습니다. 


부르스가스에서는 부르가스 시청 문화국에서 개최하였습니다. 부르가스는 인구 이십만 명의 물류 도시로 국제 공항도 있으며, 불가리아에서 인구가 늘고 있는 몇몇 안 되는 도시중에 하나입니다. 부르가스 시장(Dimitar Nikolov)은 2017년도에 한국을 방문한 바 있으며, 같은 해 부르가스에 한국의 명예영사관이 개설되었습니다. 2018년부터는 5개의 중고등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이 개설되었습니다. 최근 부르가스 시는 ‚떠오르는 문화의 중심지‘를 만들자는 구호아래 문화 관련 활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부르가스 시청 산하 „Cultural House NHK“에서 7.15일 음악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약 40명 정도의 청중이 와서 음악회를 관람했습니다. 청중들은 음악회가 끝나 후에도 가지 가지 않고 한 시간 이상동안 남아서 음악가들 및 시청 직원들과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청중의 반응은 –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앵콜이 있어야 한다.‘, 금년 내에 또 이러한 음악회를 해 주기 바란다.‘ 등이었습니다. 



소피아뮤직위크 연주회 후기


불가리아 풍미의 한국 음악 - 칼리나 토모바


이번 소피아뮤직위크 음악제에서 개최한 „한국 야간 비행“ 연주회에서 남한의 동시대 작곡가 다섯 명의 작품 다섯 곡이 모두 초연으로 소개되었다. 청중에게는 마치 만화경을 통해 보듯이 다양한 스타일의 작곡가들을 볼 수 있게 해주고, 또한 그들의 음악적 성숙함에 충분히 공감을 하였다. 동시에 프로그램은 매우 훌룡하게 구성이 되어 있어서, 점점 연주자의 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마치 기승전결로 가듯이 음악회가 진행됨에 따라 점점 더 음향도 짙어져서 감정적으로도 긴장감이 높아져가는 구성) 또한 각각 작품의 특색이 드러나면서도 전체적인 균형감이 돋보였다. 그래서 멜로디 감이 강한 한국의 민속적 요소가 들어 있는 곡과 그렇지 않고 정통 서구음악의 기초한 작품들도 서로 적절하게 배치되어 소개되었다.  


알렉산더르 리알리오스(피아노)가 연주한 피아노 솔로 곡 „상주 모심기 노래에 의한 변주곡“은 이건용의 작품으로 콘서트의 시작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한국 제3세대 작곡가들의 설립자이자 대표자이기도 한 이건용 작곡가는 젊었을 때부터 이미음악 창작에만 전념하는 삶을 살았다. 그는 극동 아시아, 특히 한국을 느끼게 해주는 음악창작에 전념해왔다.  이 곡에서 민속 선율은 단지 재료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고전적인 작곡 기법에 없어서는 안될 공생관계의 존재로 발돋움 한다. 그리하여 그 결과로 전혀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인식관을 만나게 해준다. 알렉산더르 리알리오스는 피아노가 가진 다소 딱딱한 음색에도 불구하고, 펜타토닉의 고유한 음향을 드러내는데 성공했으며, 종종 상당히 밀도감 있게 장식된 멜로디들을 전체적으로 하나의 유기체인 것처럼 흘러가도록 연주해냈다. 


마가리타 일리에바(피아노)와 네기나 스토야노바(바이올린)는 이수정의 „하얀 그림자“를 통해 아름답게 융합된 균형잡힌 듀오를 실현했다. 한국 시인 윤동주의 같은 제목의 시를 기초로 한 이 철학이 담긴 작품은 작곡가 자신의 설명에 의하면 „부정적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로 복잡한 심경을 스스로 정리하고 신념을 지키며 순수하게 살아갈 것을 다짐하는 시인의 마음을 표현해 본 것“이라고 한다.  „하얀 그림자“는 한국 민속요소가 아닌 현대적 음향 기법을  사용하여 그 다음곡에 앞서 적절한 팽만감을 만들어 놓는다. 이어지는 박성원의 „도라지 타령 판타지“은 마가리타 일리에바(피아노)와 크리스티얀 칼로야노브(클라리넷)가 연주를 했는데, 이 곡에서 우리는 다시 한국의 민속적 선율로 되돌아 온다.  칼로야노브의 솔로 연주는 잊을수 없으리만큼 훌룡했다. 듣는 매 순간마다 청중들로 하여금 먼 동양의 나라의 풍경을 상상하게끔 만들었다. 그런데 바로 이 순간 나한테는 조금 근질거리는 질문이 생각났다: 여기에서 함께 듣고 있는 한국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은 것을 느낄까? 아니면 그들한테는 조금은 불가리아적인 것이 느껴질까? 불가리아 연주자들로만 구성된 앙상블이 그러한 전통 민속 멜로디를 재현한다는 것은, 특히 한국 작곡가와 불가리아 연주자들이 실제로 만나본 적도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청중들에게는 이 결과의 진정성, 권위성에 대해 최소한의 의심을 불러일으킬 만도 하다. 콘서트가 끝난 후 피아니스트 알렉산더르 리알리오스에게 물었다. 곡을 쓴 작곡가로부터 어떤 지시사항이나 설명도 없이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미학, 윤리의식 및 아이디어를 전달한다는 이 어려운 작업에 어떻게 대처를 했는지를 물었다. 그는 대답하기를 „어떤 현대 음악의 경우, 기술적인 측면에 몰입을 해서 그 부분을 해결하는 것에 촛점을 두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같은 경우에는, 다른 경우들처럼 제 안에 내재되어 있는, 그리고 지금까지 성장해온 연주적 본능을 믿고 그것에 따랐습니다. 제 생각에 결과는 좋았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적지 않은 수의 한국인들이 연주장에 와 있었는데, 그들의 열띤 박수소리를 감안하니, 리알리오스의 생각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도라지 타령 판타지“라는 아름다운 한국의 풍경을 경험하고 나서, 청중은 이제 박정양의 „점, 선, 면“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마가리타 일리에바(피아노), 네기나 스토야노바(바이올린), 테오도라 아타나소바(첼로)가 연주를 했다. 이 곡은 러시아 화가 간딘스키의 책을 기초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책에서 말하는 시각적 요소들을 음악적 재료들로 풀어내려는 시도로, 주로 아방가르드 기법과 반음계에 의존을 하고 있는데, 특히 연주자들에 의해  3성부 모방이 효과적으로 잘 표현된 것이 인상깊었다. 콘서트의 마지막 곡은 신혁진의 „야간 비행“으로, 이 작품은 생 떽 쥐페리의 동명 소설에 영감을 받은 곡이다. 포스트모던 작품으로서 그 특징은 오히려 놀랍게도 선율적이라는 점이었다. 또한 네 명의 연주자들의 음량의 균형과 음색에서 오는 뉘앙스로 책의 사건을 극적으로 전달하면서 콘서트의 멋진 피날레를 형성했다. 


이 음악회를 통해서 „소피아뮤직위크“는 우리의 음악적 삶의 풍요로움을 위해 지속적으로 국제 교류와 국제적 기관들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으며, 그래서 그런지 문화부, 소피아 시청, 불가리아 작곡가 협회 그리고 재불가리아한인회협회로 부터 축전을 받은 것이 놀랍지 않게 느껴진다.  이번 콘서트는 한국 작곡가 협회 및 한국의 음악 커뮤니티와의 지속적인 우정을 향한 첫 걸음이었고, 앞으로 코로나 감염 예방 수칙이 완화되어 더 이상 해외 여행을 방해하지 않게 되면, 작곡가 자신도 이 콘서트에 참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또한 불가리아 방문을 계기로 작곡 마스터클라스를 개최한다면, 이것도 양국 콜라보 발전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칼리나 토모바 : „판초 블라디게로프“ 국립음악원 성악과 음악학 전공했으며 현재 국립과학원 박사과정 재학중)


한국 동시대 작곡가, 불가리아 무대에 선보여 - 류보슬로바


비록 아직까지는 불가리아에 한류가 본격적으로 정착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이미 우리들 생활 가운데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예를들어 시내 국립문화궁전 앞에서는 젊은이들이 K-pop댄스를 추고, 곳곳에 한국 문화 관련 대회, 음악회 등 공식 행사가 열리는 등 불가리아에서도 한류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2021.6.14일에는 드물게 볼 수 있는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즉, 한국의 대중 음악 소개를 넘어서 이제 한국의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기회가 있었다. 

이번 음악회 „한국의 야간 비행“을 통해 한국의 동시대 작곡가들의 작품 다섯 곡이 초연으로 연주되었다. 제52회 „소피아뮤직위크“ 국제음악제 일환으로 열린 이번 음악회에서 바이올린은 네기나 스토야노바, 클라리넷은 크리스티얀 칼로야노프, 첼로는 테오도라 아타나소바, 실내악 피아노는 마가리타 일리에바, 그리고 피아노 독주는 알렉산더 리알리오스가 연주를 했다. 이번 행사는 제작자 김수미와 주불가리아대한민국대사과의 협력으로 이루어졌다. 

보통 말하기를, 서양음악은 연필로 그림을 그리듯 하는데, 동양 음악은 붓으로 그리는 것 같다라고 비유를 한다. 서양음악에서 하나의 소리는 다른 소리들과의 수평적, 수직적 관계속에서 존재한다. 그런데 동양음악에서는 마치 바람이 초원을 쓸고 지나가고 또 다른 바람이 오고 지나가듯이, 하나의 음에 장식적 요소들이 덧붙여지는 방식으로 생성된다. 어떤 아방가르드 경향의 작곡가들은 이렇게 다른 두 가지 창작 방식을 동시에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한 사례의 선구자 격인 이상윤은, 예를들자면, 서양음악 악기로 하여금 마치 한국의 전통음악 악기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음향을 구현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음악회에서 소개된 곡들을 통해서 한국에서 살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작곡가들의 작품 안에 전통 서양음악 작곡기법이 세련되고 섬세하게 엮여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피아노 독주를 위한 이건용의 „상주 모심기 노래에 의한 변주곡“은 한국의 전통 노동가를 채택하였으되, 전형적인 클래식 음악 쟝르인 변주곡안에 담아내고 있다.  박성원의 „도라지 타령 판타지“는 피아노와 클라리넷의 대화를 통해 널리 알려진 도라지 꽃 타령을 더욱 활짝 꽃피우게 한다. 이수정의 „하얀 그림자“는 황혼의 어둠이 삼켜버리는 하얀 그림자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는 위대한 민족 시인 윤동주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곡이다. 박종양과 신혁진의 작품은 이제 지리적으로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에 상관 없이, 인간과 예술이 던지는 보편적인 질문을 다룬다.  박정양의 „점, 선, 면“은 추상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간딘스키의 생각을 가장 추상성에 적합한 언어 – 즉, 음악이라는 언어로 번역을 해 놓았다. 피아노, 바이올린, 클라리넷, 첼로 4중주를 위한 신혁진의 „야간 비행“은 생 뗵 쥐페리의 동명 소설을 의미하며, 이 작품을 통해 한 개인의 한정된 조건의 삶과 반면에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크기를 헤아릴 수 없는 꿈 사이의 간극을 저울에 달아보는 그러한 질문을 던지다.  

이번 콘서트는 의심할 여지 없이 한국의 현대 문화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위해 새롭고도 또한 우리가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길을 열어주었다.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행사가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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